오늘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아카데미극장을 지키기 위해 나섰던 시민 18인에게 총 4,500만 원의 벌금형을, 나머지 6인에게는 총 70개월, 무려 5년 10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지난 2023년, 원강수 시장은 국가에서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라며 지원했던 39억의 국도비를 반납하고 ‘주차난 해소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발’이라는 달콤한 명분으로 60년의 시간을 지닌 아카데미극장을 무너뜨렸습니다.
원강수 시장은 시민의 선택으로 시장이 되자마자, 지역의 문화정책을 전면 뒤집고 해체시켰으며,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억눌렀습니다. 지역 문화공간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정당한 행동을 ‘범죄’로 만들고, 저항을 형사처벌로 되갚으며 전형적인 공권력의 폭력을 자행했습니다.
원주시 행정은 갈등을 조정해야 할 책임을 방기한 채, 비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업무방해’, ‘건조물침입’이라는 범죄로 뒤집어 씌우며 자신들이 만든 갈등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겼습니다. 시민을 상대로 ‘엄벌’을 요구하는 모습은 원주시 행정의 태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지난 2년간 원주시의 행정은 말뿐이었고, 약속은 번번이 무시되었습니다. 극장 철거 당시, 자료와 물품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시민에게 공개하겠다던 마지막 약속 또한 끝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극장이 철거된 자리에는 이제, 원주에서 가장 초라한 공연장이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문화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공적인 요구가 형사 처벌로 돌아온 비상식적인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행정의 위법한 결정은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지만, 비민주적 행정에 문제를 제기한 시민은 형사 처벌로 내몰리며 수개월째 가혹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뢰를 무너뜨리고, 약속을 파기하고, 시민을 재판에 세워 고통을 주는 이 과정은 우리 지역의 역사에 뼈아픈 흔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는 재판을 통해 시민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확인받고자 호소하고 있습니다. 재판부가 원주시의 무리한 고발을 선명하게 판단하여, 지역 문화를 위해 헌신했던 시민들의 손을 들어주리라 기대합니다.
아카데미극장의 문제는 시민 24인만의 문제가 아닌, 원주에 남아있는 공공성과 정의가 어디까지 무너졌는지를 나타내는 사건입니다. 시민과 함께 지역의 문화와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 정부가 오히려 시민을 적으로 돌리고 억압하는 현실에 대해 시민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니 시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시장에게는 임기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한계가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부당한 행정에 맞서 목소리 낼 것입니다. 더 많은 연대와 관심으로 함께 해 주십시오!
2025.7.14. 아카데미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