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을 먹고 자라는 나무처럼, 서로에게 기대고 쉬어가는 ‘연결’을 함께 만들어요!

#1.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어느해 아카데미극장을 지키다가 지금은 아친 활동가가 된 최은지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문막읍민, 원주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우연한 계기로 대학 졸업 전부터 미디어 교육 강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20대를 다 보내고, 와! 어느덧 30대도 지나가고 있네요. (웃음)

미디어 교육 강사 활동을 하면서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또 그냥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는 것이 꽤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즐거웠죠. 그렇다고 엄청 거창하게 생각한 건 아니었고 그냥, 교육을 듣는 분들이 미디어로 재미있게 놀고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집 밖을 나와서 새로운 걸 배워본다는 보람, 그것을 통해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걸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교육을 다니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죠.

지난 수년간의 저만의 통계를 보면 원주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만난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는 데엔 무조건 동의했고, 도울 수 있으면 도우려고 했고, 부당한 일에는 같이 분노했던 것 같네요. 아마도 그런 과거의 제가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이겠죠?

#2.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원주 로데오 거리에 ‘아친마당’ 이라는 아친들이 쓰는 공간이 있는데, 매일 출근해요. 아마 대부분 아친들이 그럴 텐데, 출근하면 메일부터 확인하고, 뉴스 기사를 찾아서 살펴봐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우선 활동하는 데 정보가 가장 필요하니까. 그리고 나서 그날의 할 일을 시작해요.

활동은 요청하고 요청받는 일의 연속이니까 휴대폰을 많이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저녁에는 거의 회의를 하고, 프로그램도 참여하고요. 외부에 연대 활동도 나가고, 글도 쓰고, 마당에 오는 친구들 반기는 일(?), 새로 오시는 분들한테 아카데미극장 이슈에 대해 설명도 드리고 활동과 공간 소개도 하고요.

회의가 진짜 많아요. 아무래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아친은 각계각층, 활동 분야도, 연령대도 엄청 다양하거든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극장 지키는 활동’ 이후로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가 아친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구성원 안에서 추구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다 달라서 최대한 의견을 모아서 결을 맞추는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할 일과 멀리 내다보고 해야 할 일들을 조율하는 부분도 많이 신경 쓰고 있죠.

그래도 대체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편이에요. 아친 활동가 중에 한 친구가 회의 중에 입버릇처럼 “갈등은 회복의 씨앗!” 이라고 말하거든요. 그 말을 할 때마다 모두 또 한바탕 웃지만, 굉장히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딘가에서 들은 ‘균열은 재구성의 힘’ 이라는 말을 메모해두고, 문제가 생기거나 고민이 들면 늘 생각하거든요. 갈등이나 균열이 당장 고통스러울 순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더 멋진 무언가가 되어 있더라고요.

다행히 다들 배려심이 깊고 수용력이 높은 편이어서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의견을 잘 모으고 있는 것 같아요. 참 멋진 사람들과 함께한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